2007년 04월 05일
문화마케팅
나의 소원, 문화의 힘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백범 김구, '나의 소원'中)
문화의 힘은 강하다. 한 국가가 지닌 문화의 힘은 그 국가의 국력과 직결된다. 고대의 그리스가 그랬고, 중세의 로마가 그랬으며, 근대의 영국이, 현대의 미국이 또한 그렇다. 우리는 지금도 "그리스로마신화"를 묵상하고, "비틀즈"를 암송하며, "헐리우드"를 찬양한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문화산업을 지원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문화활동에 투자하며, 수많은 문화콘텐츠의 물결 속에서 소비자는 환호한다. 바야흐로 문화를 모르고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왜 문화마케팅인가?
21세기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문화소비자는 행복하다.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생산은 그들에게 문화생활의 선택에 행복한 고민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쉬리, 난타, 오페라의 유령, 리니지, 마시마로.. 대표적인 성공사례만을 나열해도 21세기의 문화산업은 너무나 화려하다. 그리고 소비자가 그 화려함을 즐기는 동안 대한민국 문화산업은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8.8%인 점을 감안할 때, 2001년도 문화산업(영화, 비디오, 애니메이션, 방송, 게임, 음반)의 시장 증감율은 23%를 웃돈다. 또한 문화관광부가 '콘텐츠코리아 비전 21'의 통계를 인용하여 전망한 2003년 국내 문화사업의 시장규모는 12조 3천 655억 원이다. 2001년 현재,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시장규모는 6조 5천억 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문화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77%에 불과하다. 자동차 5.5%, 반도체 7.7%, 조선 40.9%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수치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문화산업은 아직 많은 발전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다.
문화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문화마케팅이다. 문화마케팅의 개념은 관점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는 문화마케팅의 개념은 크게 '마케팅을 위한 문화(Culture for Marketing)'와 '문화를 위한 마케팅(Marketing for Culture)의 두 가지 측면이다. 일반기업의 문화지원 및 문화경영을 전자로 본다면 문화산업의 마케팅활동을 후자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개념이 정확한 문화마케팅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기업과 문화의 상호호예의 관계를 통해 양자 모두 win-win 한다는 측면에서 문화마케팅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문화산업이라고 부르고 있는 영화, 음악, 공연, 게임, 전시 등의 장르는 일반산업과는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 성향의 다름은 장황한 설명이 없어도 일반 문화소비자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문화장르들은 아직 산업화의 초기단계이며, 산업화의 성숙기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들어 기업경영의 핵심이 마케팅부서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은 마케팅이 산업사회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즉, 문화산업 속에서의 마케팅을 우리는 문화마케팅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은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여 마케팅 활동을 영위한다. 광고, 홍보, 영업 등의 기본적인 마케팅 활동들은 이제, CPR, MPR, IMC, CRM 등의 고차원적인 마케팅기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의 이미지제고를 위한 마케팅기법으로 자주 사용되는 것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이다. 흔히 메세나라고 불리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활동은 이제 Sponsorship 을 뛰어넘어 기업과 문화예술간의 Partnership 으로 발전하고 있다. 즉, 기업의 일방적인 지원을 넘어서 기업과 문화예술, 상호의 이익을 위한 마케팅활동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가 언론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문화마케팅의 또 다른 단면이다.
위의 두 가지 모습 이외에도 문화마케팅에 관한 정의는 다채롭다. 국제경영학적 측면에서 기업의 현지화를 위해 문화예술장르를 활용하는 마케팅활동을 의미한다는 접근법도 있고, 비영리조직의 입장에서 지역이 중심이 되는 문화마케팅의 개념도 존재한다. 흔히 시티문화마케팅이라 부르는 개념이다. 포스코의 클래식 공연, 난타의 브로드웨이 진출, SK의 중국 장학퀴즈 프로그램, 이천의 도자기 축제 등이 위의 단면들을 쉽게 이해시켜 줄 생활 속의 문화마케팅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업과 문화의 만남을 흔히 '기업메세나'라고 한다. 메세나의 원조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지배했던 메디치 가문이다. 메디치家가 전 세계의 돈을 거머쥐고 권력을 쟁취한 3백년은 인류역사에 기록될 문화예술의 전성기인 르네상스 시대였다. 메디치家를 거론하지 않고는 르네상스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은 부를 바탕으로 한 권력으로 당시 피렌체의 입법 사법 행정 종교를 장악했고 유럽의 지도를 움직였으며 교황까지 손아귀에 넣었다. 권력의 이면에는 엄청난 업적도 있었다. 그들의 사치와 취미가 인류문화의 황금시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메디치家의 학문과 예술에 대한 지원은 대단했다. 그들의 지원으로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도시가 됐고 패션과 건축의 전당이 될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갈릴레오 등도 메디치의 지원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15세기 후반 메디치 가문은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후원하면서 르네상스에 불꽃을 당긴다. 당시 가문의 수장이었던 로렌조는 이들 천재들과 거의 함께 생활했다. 이때 인류의 예술사는 크게 성장했다. 그림의 원근법, 움직이는 근육표현, 세밀한 묘사 등 미술사에 획을 긋는 작업들이 시작됐다. 이밖에 메디치 가문에서 후원한 화가들의 이름만 나열해도 르네상스 미술인명사전이 된다.
하지만 이 시대의 기업메세나는 문화자선(Philanthropy)의 측면으로 해석된다. 그러한 관점은 산업화를 겪으면서 문화후원(Sponsorship)의 개념으로 변화되었고, 현대의 기업메세나는 문화투자관점(Partnership)을 바탕으로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문화마케팅의 개념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그리고 오늘날, 이렇게 발전된 문화마케팅 사례는 기업의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통해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발견된다.
문화와 감성으로 승부하는 마케팅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있어 마케팅 믹스, 마케팅 4P전략 등은 이제 구닥다리(?)가 된 지 오래다. 감성마케팅, 체험마케팅 등의 다양한 마케팅이 등장하였고 그 중 문화마케팅은 최고의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포스코가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클래식 김민기"를 주최하고, 베니건스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후원하고, 오페라와 가곡이 기업의 CF에 등장하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문화예술(Culture & Arts) 코드'를 사용하는 것이 이젠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이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를 제작한 'PMC'는 최근 'UFO'라는 새로운 공연물을 세상에 내놓았다. 주유소에 불시착한 외계인과 지구인이 춤 대결을 벌인다는 기상천외한 컨셉의 이 공연은 색다른 기획만큼이나 새로운 문화마케팅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극의 배경이 되는 주유소를 'SK 주유소'로 설정하여 SK(주)의 기업이미지를 'UFO'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노출하였고, 'LG 텔레콤'의 캐릭터인 '홀맨과 블랙홀'을 극중인물로 등장시킴으로써 관객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LG 텔레콤'에는 새로운 마케팅효과를 선사하였다. 물론 'UFO'의 문화마케팅이 전체적인 공연의 작품성을 해친다는 평가도 있지만, 기업과 문화예술의 관계를 후원을 넘어선 투자의 개념으로 이끌어 낸 PMC의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는 11월 개봉되는 영화, '007 Die Another Day'는 포드, 필립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치열한 마케팅경쟁이 벌어지는 전장이다. 제임스 본드의 주류 진열장에서는 핀란디아 보드카가 스미르노프를 밀어냈고,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본드의 전용차로 아스톤 마틴 스포츠카를 도입하도록 제작진을 설득, 독일의 BMW를 몰아냈다. 영국항공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자사 항공기의 1등석이 비쳐지는 대가로 747제트기를 촬영용으로 제공한 대가로 미국 내 광고에 "당신의 시간과 돈을 절약하십시오. 본드와 같이 비행하십시오"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처음으로 기내에서 007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또한 필립스사는 본드의 화장실에 자사제품 면도기를 비치하고 그 대가로 자사 최우량 고객들을 위한 개별상영권을 얻어냈고, 미국 포드자동차는 재규어와 포드 선더버드 승용차도 제공하고 대규모 영화판촉도 벌이고 있다. 일본의 소니도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시청각 기기들에 자사의 이름을 달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다경쟁에 대해 007매거진의 그레이엄 라이 편집인 겸 발행인은 "정도가 지나쳤다. 모든 것이 마케팅에 의한 것으로 액션영화라기보다 잡탕"이라고 혹평한다.
이외에도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의 오페라를 활용한 광고나, 삼성통합기전 '하우젠'의 광고에 몬드리안의 추상화가 등장하는 사례, 게임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더플레이와 리눅스기업 터보리눅스의 공동마케팅 등 다양한 문화마케팅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가 많은 이유는 국내 문화마케팅의 짧은 역사와 함께 기업의 문화마케팅을 바라보는 관점과 마케팅활동의 동기부여, 그리고 목표설정이 불분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미지로 승부하라
그렇다면 기업이 문화예술코드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의 마케팅목표는 언제나 동일하고 명확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기업 마케팅활동의 유일무이한 Mission이다. 마케팅활동을 통한 기업의 이윤추구는 매출과 직결된다. 매출의 증감은 마케팅활동을 평가하는 데 있어 최우선적인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예술코드를 활용한 마케팅에 있어 단기적 매출증대를 기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영국의 Art&Business(A&B)에 따르면 기업이 문화예술을 지원(투자)하는 주요동기를 '기업이미지의 전략적 관리'로 분석한다. 즉, 기업인지도 제고, 기업이미지 제고, 부정적 이미지 개선, 경쟁자와의 차별적 이미지 창출 등이 문화예술지원(투자)의 주요동기라는 것이다. 또한 호주의 AFCH(Australia Foundation for Culture and the Humanities)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동기를 기업측면에서는 기업인지도 제고, 브랜드측면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의 증대, 종업원 측면에서는 종업원의 만족도 증가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 기업마케팅에 있어 브랜드마케팅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의 모든 마케팅전략이 브랜드 인지도를 고취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라는 '앨 리스'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브랜드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기업의 브랜드마케팅에 있어 문화예술코드는 매우 중요한 역할과 효과를 발휘한다. 문화예술이 구축한 독특한 감성코드는 소비자에게 기업과 상품으로의 쉽고도 편한 접근을 제공하면서도 소비자의 인식 속에 강력한 기업이미지를 형성시킨다.
포스코의 경우 제철회사라는 차가운 기업이미지를 클래식공연의 지원과 더불어 기업 CF에 클래식 영상과 선율을 활용함으로써 기업이미지제고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클래식 현악기의 현은 철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소비자는 클래식을 들으면서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포스코의 CF 카피는 소비자에게 철의 소중함과 그렇게 소중한 철을 제련하는 포스코란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였고, 결국 포스코의 대외인지도는 크게 향상되었다.
기업은 저마다 나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기업마다의 고유한 이미지는 긴 세월동안 형성된 기업만의 색깔이며, 그 이미지를 통해 기업의 브랜드는 형성되고 소비자에게 인식된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 김소영 박사는, 기업은 기업이 지닌 고유한 이미지변수의 측정을 통해 장르별 문화예술과의 적합도를 산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문화예술마케팅을 실행하여야만 마케팅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기업이 지닌 고유한 이미지(진솔하다, 혁신적이다, 지적이다, 신난다, 부드럽다, 역동적이다(활기차다), 창조적이다, 전통적이다, 친근하다, 낭만적이다, 고급스럽다 등)와 다양한 문화예술장르(미술, 미디어아트, 연극, 뮤지컬, 발레, 클래식, 국악, 오페라 등)가 적합도 분석 및 지각도 분석에 의한 정량적인 분석결과와 최종 의사결정자의 정성적인 판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효과적인 문화예술마케팅 전략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기업이 문화예술코드를 마케팅활동에 활용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인지도 제고를 위한 브랜드마케팅으로의 접근과 함께 반드시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기적 매출증대를 위해 문화예술코드를 활용하는 것은 그 효과나 대외신인도 확보 면에서 그다지 큰 효과를 얻지 못한다. 문화예술은 감성의 언어다. 예술가의 창작에 대한 고뇌와 새로운 창조욕구가 코드 곳곳에 배어있다. 고객은 더 이상 상품의 단순한 수요자가 아니다. 이제는 상품의 생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인 고객들에게 필요한 것은 감성을 바탕으로 한 고객감동이다. 기업마케팅에서 문화예술코드의 활용은 바로 감성을 바탕으로 한 고객감동, 고객감동을 통한 기업이미지제고, 그리고 장기적인 매출증대에 그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문화마케팅의 고객은 우리의 소중한 벗이요, 냉정한 손님이다.
오감을 활용하라
국내에 체계적인 문화마케팅 기법이 도입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문화마케팅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다양한 문화마케팅기법을 시도하고 있다. 영화분야에 있어 기업 PPL은 이제 상투적인 마케팅기법이 되어버린 지 오래고, 게임과 공연분야 또한 단순한 협찬을 넘어선 다양한 공동마케팅이 시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문화예술코드를 활용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문화예술만의 매체로서의 특징은 무엇일까?
국내 공연계에 최초로 문화마케팅을 도입한 뮤지컬 전문기업 (주)인터씨아이(뮤지컬 더플레이)의 문화마케팅은 기업과 문화예술이 어떻게 상호 접근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뮤지컬 더플레이(이하 더플레이)'의 문화마케팅은 "성공하기 전까지 적자를 감수하고 공연을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문화예술의 생존코드에서 비롯되었다.
(주)인터씨아이는 기업과 공연의 마케팅제휴를 "1)기업 협찬의 인식을 바꿀 수는 없는가?, 2)공연은 4대 매체, 드라마, 영화와 어떤 차별화가 있는가?, 3)현장성 있는 광고의 효과는 적중할 것인가?, 4)관객들은 문화의 상업화를 수용할 것인가?"라는 4가지 당면과제에서 출발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인식은 공연예술의 현장성이 지닌 매체적 특징에 초점을 맞춘 '라이브 애드(Live Ad : 오감마케팅)'라는 '더플레이'만의 독특한 마케팅기법을 만들어냈다.
'더플레이'의 '라이브 애드'는 "1)무대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경로(무대세트, 대사, 의상, 소품, 무대소도구, 음향, 관객과의 이벤트, 영상장비 등)를 통해 광고주의 상품을 알리는 五感 광고매체, 2)실연되는 상품을 공연장 로비에 설치된 전시효과를 통해 다시금 인지, 3)이전에도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공연협찬사의 상품 등을 무대 위에서 홍보한 예는 있지만, 구체적인 프로세스 구축을 통한 시스템과 광고비 산정"등의 작업과정을 거친 최초의 적극적인 시도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라이브 애드 시스템'은 터보리눅스, 듀오백, 코오롱제약, 웅진식품, LG 생활건강, HERCYNA, 대신악기 등과의 시각광고(배경세트 노출, 배우의 극중 상품노출, CF 상영, 부스를 통한 전시 등), 청각광고(배우의 대사를 통한 광고노출, 협찬사 악기 연주 등), 후각광고(공연장에 산소청정기 설치, 로비홍보 등), 미각광고(시음회, 판촉물 지급 등), 촉각광고(공연장 의자 듀오백으로 교체 등)를 통해 '더플레이'의 현장성을 최대한 활용한 오감마케팅으로 실현되었다.
(주)인터씨아이가 '라이브 애드'에 대해 관객 1,0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10%정도만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는 반면, 83%의 관객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어, 전반적으로 '라이브 애드'가 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2002년 3월 개최된 제8회 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더플레이'는 작품상을 비롯한 5개 부문을 석권하여, 문화마케팅이 공연의 작품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기업과 공연의 만남에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대한민국 문화마케터로 살아가기
문화마케팅의 도입은 '문화마케터'라는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켰다. 아직은 그 숫자가 미미하고 활동분야도 제한되어 있지만, 최근 들어 문화마케터를 희망하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문화마케팅에 종사함에 있어 어떤 특별한 자격요건이나 자질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마케팅 전문지식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객관적인 마케터로서의 시각과 더불어 문화적 감성을 지닌 마케터라면 문화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개척자가 될 만한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필자가 운영중인 '문화마케팅 풍류일가(http://www.lutain.com)'을 중심으로 약 3,000여 명의 문화마케터 커뮤니티가 활동중이고, 삼성경제연구소 '문화마케팅연구회(http://www.seri.org/forum/culturemktg)'를 중심으로 기업문화마케팅 커뮤니티가 활동중이다. 또한 '컬쳐유니버(http://www.cumafactory.net)를 중심으로 대학생들의 문화마케팅 커뮤니티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문화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화마케팅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중이며 각종 예술경영대학(원)을 통해 문화마케팅 강의가 추진되고 있다.
문화마케팅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면 가장 자주 접하는 질문이 "어떤 경로를 통해 문화마케팅을 배워야 하는가?"라는 배움에 대한 물음이다. 현재 특화되어 있는 전공이 개설되어 있지도 않고, 특별한 전문가가 있는 형편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변하기가 매우 난처하다. 하지만 배움의 길에 장애물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개설되어 있는 예술경영대학(원)의 경우 예술이론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운영되고 있어 마케팅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어서는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또한 방송국 위주로 개설된 이벤트마케팅 학원의 경우도 짧은 교육기간과 깊이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문화마케팅을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적잖은 아쉬움을 안기고 있다.
필자의 경우 현장에서 문화마케팅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부분이 마케팅실무에 대한 전문지식이다. 문화에 대한 배움은 지식으로 습득하기보다는 다양한 문화생활을 통해 경험하고 나름의 문화적 시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문화이론을 배움을 통해 지식으로만 습득하려 한다면 문화마케팅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릴 우려가 높다. 자신이 관심 있는 문화장르부터 차근차근 경험하면서 순수하게 문화를 즐기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마케팅이라는 학문은 그 배움과 실천에 있어 객관적인 전문성을 요한다. 필자가 상담자들에게 권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경영학을 전공하라는 것이다. 경영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면서 문화생활을 통해 체득한 문화적 감수성과 마케팅 지식을 문화마케팅 현장에 적용한다면 문화적 감수성을 지닌 실무적 문화마케팅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최근 들어 일기 시작한 문화열풍은 큰 규모의 문화마케팅 인력시장을 형성시켰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 분야의 인사정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문화마케팅은 분명히 전망 있는 분야이며, 조만간 시장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전망이다. 시장에 대한 책임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있다. 기업은 인재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시장의 소비자는 기업이 요구하는 실무능력배양에 계속적인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에 진심으로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을 위하는 수많은 문화기업이 탄생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문화의 힘으로 하나되는 사람들
문화와 기업의 만남은 비단 최근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 땅에 문화예술이 탄생하고 기업활동이 시작된 시기부터 문화와 기업은 때로는 소극적으로, 때로는 적극적으로 만남과 교류를 지속해왔다. 우리가 언급하고 있는 문화마케팅 또한 여러 가지 개념으로 변화되어 왔으며, 계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도 문화도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주인 되는 존재요 코드다.
기업의 입장과 문화예술의 입장은 언제나 제각각이다. 문화마케팅을 시도함에 있어 언제나 부딪히는 난관은 이성과 감성의 충돌이며, 이윤과 지원의 싸움이다. 하지만 기업과 문화예술은 동등한 입장에서 만나야 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도는 결과적으로 문화마케팅의 실패를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문화와 기업의 만남에는 동등한 입장에서 주고받는 상호호예의 원칙이 수반되어야 한다. 기업은 올바른 기업마인드를, 문화예술은 올바른 감성코드를 가지고 서로를 벗으로 바라보고 폭넓은 이해를 공유할 때, 기업과 문화의 만남, 진정한 문화마케팅의 시대는 도래할 것이다.
문화마케팅에 대한 짧은 생각을 마치며 미련한 글의 마무리를 백범 선생님의 글로 대신할까 한다.
"산에 한 가지 나무만 나지 아니하고, 들에 한 가지 꽃만 피지 아니한다. 여러 가지 나무가 어울려서 위대한 삼림의 아름다움을 이루고 백 가지 꽃이 섞여 피어서 봄들의 풍성한 경치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가 세우는 나라에는 유교도 성하고, 불교도 예수교도 자유로 발달하고, 또 철학을 보더라도 인류의 위대한 사상이 다 들어와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할 것이니, 이러 하고야만 비로소 자유의 나라라 할 것이요, 이러한 자유의 나라에서만 인류의 가장 크고 가장 높은 문화가 발생할 것이다."
오직 바라는 것은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 그 힘으로 하나되는 사람들.
참고문헌
백범일지 '나의 소원' : 김 구
2001 문화산업백서 : 문화관광부
기업이미지와 문화예술 : 한국문화정책개발원 김소영 박사
매일경제 메디치家 이야기 서평 : 허 연
기업과 예술의 새로운 만남 : 신용경제
007 영화 속 판촉전쟁 : 파이낸셜뉴스
뮤지컬 더플레이의 문화마케팅 : (주)인터씨아이 윤지영
# by | 2007/04/05 20:09 | 취직하자!! | 트랙백 | 덧글(0)
기업은행의 윤리경영 




